웹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솔직히 말하면, 웹툰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말을 주변에 꺼냈을 때 돌아오는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 "그게 돈이 되냐", "현실적으로 생각해", "취미로만 해". 그 말을 한두 번 들으면 무시할 수 있는데, 열 번 스무 번 반복되면 자기도 모르게 그 말이 내면 깊숙이 박혀버린다. 그래서 그림 그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스케치북 펼치는 횟수가 줄어들고, 어느 날 보면 그냥 그걸 '꿈이었던 것'으로 정리하게 된다. 툰브로 커뮤니티에서 3년 동안 수많은 웹툰 지망생들과 이야기를 나눠온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 과정이 얼마나 조용하고 아프게 진행되는지 잘 안다. 포기는 드라마틱하게 오지 않는다. 그냥 슬그머니 와서 일상 속에 녹아들어 버린다.
그런데 반대로, 계속하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재능이 특출난 사람들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는 거다. 물론 실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툰브로에서 지켜본 바로는, 결국 웹툰 작가로 데뷔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꾸준히 보여준 사람'이었다. 완성도가 조금 떨어져도 계속 올리고, 피드백 받으면 다음 화에 반영하고, 슬럼프가 와도 완전히 손을 놓지 않은 사람들. 그들은 처음부터 잘 그린 게 아니었다. 초반 에피소드를 보면 지금이랑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어설픈 경우도 많다. 근데 그 어설픔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쌓아갔다는 게 핵심이다. 실력은 공개된 실패들 위에서 자란다.
웹툰이라는 장르 자체가 사실 엄청난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고전적인 만화와 달리 웹툰은 포맷도 자유롭고, 장르의 경계도 생각보다 훨씬 흐릿하다. 순수하게 그림 실력만으로 승부하는 작품도 있고, 스토리와 연출력으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작품도 있고, 심지어 일상툰처럼 그림체가 단순해도 글의 힘으로 수십만 구독자를 모은 사례도 수두룩하다. 웹툰을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면 입구에서부터 막히는 기분이 들겠지만, 사실 웹툰은 자기가 잘하는 걸 찾아서 그걸 연재 형식으로 보여주는 공간에 가깝다. 툰브로 커뮤니티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기 강점이 뭔지를 먼저 파악하는 게, 무작정 데생 연습만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혼자 하는 것과 같이 하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툰브로를 만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웹툰 지망생들이 고립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웹툰 작업은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일이다. 콘티 짜고, 스케치하고, 채색하고, 대사 다듬고, 업로드하고. 이 과정이 전부 혼자 방 안에서 이루어진다. 외롭고, 피드백도 없고, 잘하고 있는 건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태가 이어지다 보면 번아웃이 온다. 그냥 허공에 그림을 던지는 기분. 툰브로 커뮤니티는 그 허공에 누군가 있게 하고 싶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진짜 대화를 나누고, 작업물을 보여주고, 가볍게 떠들 수 있는 공간. 웹툰 작가가 되는 길이 외롭지 않아도 된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실제로 커뮤니티 안에서 서로 연재 일정을 공유하고, 마감 전날 새벽에 같이 작업하면서 버티는 사람들을 보면, 그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당장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게 아니다. 그건 너무 흔한 위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좀 다르다. 지금 당신이 그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 이야기는 당신만이 그릴 수 있다는 거다. 비슷한 소재도, 비슷한 장르도, 당신의 경험과 시선을 거치면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된다. 웹툰 시장이 포화됐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포화된 건 비슷한 작품들이지 당신의 이야기가 아니다. 툰브로에서 3년간 다양한 작가들의 출발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 결국 살아남는 작품은 어딘가 그 작가의 냄새가 나는 작품이라는 거다. 기술은 배우면 되고, 스타일은 시간이 지나면 잡힌다. 하지만 당신만의 이야기는 당신이 직접 꺼내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다. 그래서 지금, 그냥 시작하면 된다.